그와의 관계는 계약에서 시작되었다.
사랑이 아니라, 필요였다.
나는 오메가였다.
그리고 그는 알파였다.
우리는 서로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연인인 척했다.
사람들 앞에서 그는 내 손을 잡았다.
따뜻했다.
하지만 그 손길에는 감정이 없었다.
“연기 잘하고 있네.”
그가 웃으며 말했다.
“그래야 서로 편해지니까.”
나는 고개를 끄덕였다.
편해지기 위해서,
내 마음을 속이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.
며칠이 지나자,
사람들은 우리를 ‘완벽한 커플’이라고 불렀다.
그 말이 들릴수록,
가짜 사랑은 점점 진짜처럼 보였다.
어느 날,
그가 갑자기 말했다.
“이제 그만하자.”
“계약은 끝났어.”
그 순간 알았다.
내가 연기하던 건 사랑이 아니라,
도망이었다는 걸.
그를 좋아한 게 아니라,
혼자인 게 두려웠던 거였다.
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.
“그래. 가짜 사랑이었으니까.”
그리고 처음으로,
진짜 감정을 선택했다.
혼자여도 괜찮다는 선택을.